나의 동남아 배낭 여행기/태국

치앙마이 오토바이 여행: 도이수텝의 스릴과 한식의 위로

집에서뒹굴 2025. 1. 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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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빌려 치앙마이를 누비기 시작한 지 이틀째. 익숙해진 오토바이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여행을 몇 배 더 즐겁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동반자가 되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즐거움,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설렘이 매 순간 나를 들뜨게 했다. 오늘은 오토바이와 함께한 특별한 하루를 나눠보겠다.


오토바이와 함께한 자유

아침 일찍 일어나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익숙한 핸들링과 적당한 속도감에 이제는 달리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길을 따라 천천히 달리다 보면 치앙마이의 일상적인 풍경조차도 새롭게 다가왔다. 오토바이가 주는 자유는 도시를 탐험하는 데 더없이 완벽한 도구였다.


타페 게이트와 사원 탐방

오전에는 치앙마이 중심부에 위치한 타페 게이트 주변의 사원들을 도보로 둘러보기로 했다. 타페 게이트는 고대 성벽과 해자가 남아 있는 유서 깊은 장소로, 그 안에는 불교 사원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사원들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 걸어서 이동하기에 딱 좋았다.

처음엔 반짝이는 황금 탑과 장엄한 불상이 인상 깊었다. 사원의 섬세한 조각과 독특한 건축 양식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하지만 몇 개의 사원을 둘러본 후부터는 조금씩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슷한 구조와 분위기 때문인지 금방 지루해졌다.

한참을 걷다 보니 출출함을 느꼈다. 근처에서 현지식 쌀국수를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은 피곤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도이수텝 사원으로 향하다

점심을 먹은 후 다음 목적지를 고민하다가 도이수텝 사원을 보기로 했다. 도심에서 떨어져 있고 산 위에 위치한 이 사원은 치앙마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중 하나다.

오토바이를 타고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가파른 경사가 이어지며 긴장감이 더해졌다. 그러던 중 길가에 작은 폭포가 보였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잠시 폭포를 구경했는데, 산속에서 만나는 자연은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다시 길을 오르던 중 예상치 못한 장면을 마주했다. 오토바이가 쓰러져 있고, 다친 외국인이 옆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미끄러졌다고 했다. 이 말을 들으니 갑자기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위험 속의 스릴, 그리고 정상 도착

계속해서 올라가다 보니 또 다른 사고 현장을 마주쳤다. 쓰러진 오토바이와 다친 외국인이 보였다. 이번엔 나도 모르게 속도를 줄이며 조심조심 운전했다. “괜찮을까?”라는 걱정 속에서도 서서히 정상을 향해 다가갔다.

마침내 도이수텝 정상에 도착했다. 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는 치앙마이 시내는 황홀했다. 높은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탁 트인 풍경이 나를 압도했다. 사원의 웅장한 모습과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며 충분히 쉬었다.


내리막길의 스릴, 그리고 깨달음

이제 다시 내려갈 차례.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을 생각하니 살짝 긴장됐지만, 가이드들의 조언이 떠올랐다. 가속을 하지 않고 브레이크만 잘 활용하면 문제없을 거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엔진을 끄고 브레이크를 사용하며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긴장했지만, 이내 내리막길의 스릴이 재미로 바뀌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은 가파른 길의 위험과 묘하게 뒤섞여 짜릿함을 더했다. 하지만 그 짜릿함이 바로 사고의 원인이라는 것도 느꼈다. 빠른 속도를 즐기다 보면 커브길에서 미끄러지는 일이 빈번했을 것이다. 나는 끝까지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길을 내려왔다.


한식으로 마무리

산길을 무사히 내려온 후, 긴장이 한꺼번에 풀리며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근처에 한인 게스트하우스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한식을 맛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한식당에서 김치찌개와 밥을 먹었는데, 익숙한 맛이 피로를 씻어내는 듯했다. 태국 음식도 훌륭하지만, 가끔은 한국의 맛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이 한식당이 내 여행 중 마지막 한식이었다는 사실은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야시장과 숙소로의 귀환

밥을 먹고 나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야시장에 들렀다. 전날보다 한결 여유롭게 구경하며 소소한 기념품과 간식들을 샀다. 야시장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는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숙소에 돌아와 침대에 누우니 오늘 하루가 떠올랐다. 오토바이를 타고 누비며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었고, 도이수텝 사원에서 느낀 감동은 여행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이 모든 경험이 내일의 여행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여행 추천 팁

  1. 오토바이 주행 팁: 도이수텝 같은 산길은 경사가 심하므로 반드시 천천히, 브레이크를 잘 활용하며 운전하세요.
  2. 도보 여행: 타페 게이트 주변 사원 탐방은 도보로 충분하지만, 비슷한 구조의 사원이 많아 지칠 수 있으니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여유롭게 둘러보세요.
  3. 폭포 발견하기: 도이수텝 사원으로 가는 길에는 작고 아름다운 폭포들이 있으니 잠시 멈춰 구경해보세요.
  4. 한식의 위로: 여행 중 그리운 한식을 만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들르세요.
  5. 속도 조절: 오토바이의 스릴을 즐기되,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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