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가장 활기찬 도시 중 하나인 **타이중(台中, Taichung)**은 북부의 타이베이와 남부의 가오슝 사이에 위치한 대만 중부의 중심 도시다. 이곳은 현대적인 분위기와 전통적인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대만의 역사, 예술, 그리고 미식 문화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타이중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대만의 역사적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번 1편에서는 타이중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타이중과 관련된 흥미로운 역사적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2편에서는 타이중의 대표적인 볼거리, 먹거리, 그리고 타이중만의 매력을 다룰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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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이중의 역사 – 왜 중요한 도시일까?
타이중은 대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도시 중 하나이며, 현재는 대만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하지만 과거에는 작은 농촌 마을이었고, 식민지 시대와 근현대사를 거치며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① 원주민의 땅에서 도시로 – 청나라 시대 이전
타이중 지역은 원래 대만 원주민(특히 바쟈이족(巴宰族))이 거주하던 곳이었다. 이 지역은 비옥한 평야가 많아 원주민들이 농사를 짓기에 좋은 환경이었지만, 청나라가 대만을 본격적으로 통치하기 시작한 후 한족(漢族) 이주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원주민들은 점차 주변 산지로 밀려나게 되었다.
17세기 이전: 원주민들이 주로 거주, 소규모 농업 사회
17세기 이후: 청나라의 대만 지배가 본격화되면서 한족 이주민 증가
② 타이중이라는 이름의 탄생 – 청나라 시대 (18세기 말~19세기 초)
청나라 시대에는 대만이 공식적으로 중국의 일부로 편입되었고, 행정구역 정비가 이루어졌다. 그중 타이중 지역은 원래 **다타오청(大肚城)**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18세기 후반, 청나라 정부는 대만을 세 개의 지역으로 나누었는데,
북부: 타이베이(臺北)
중부: 타이중(臺中) – "중앙(中)의 중심지"라는 뜻
남부: 타이난(臺南)
이때부터 공식적으로 "타이중"이라는 이름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③ 일본 식민지 시대(1895~1945) – 근대 도시로의 성장
1895년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대만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일본은 대만을 동아시아의 군사 및 경제 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해 대규모 도시 계획을 시행했다.
이 시기에 타이중도 대규모 도시 개발이 이루어졌고, 근대적인 도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철도 건설: 일본은 대만 전역에 철도를 건설했으며, 타이중도 이 노선에 포함되면서 대만 중부의 교통 중심지가 되었다.
서양식 건물: 타이중 기차역, 도서관, 행정 건물 등 서양식 건축물이 세워졌다.
문화 발전: 일본이 교육을 장려하면서 타이중은 학문과 예술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타이중 기차역(1917년 완공), 미야하라 아이스크림 건물(구 일본식 안과병원) 등은 지금도 남아 있다.
④ 2차 세계대전 이후 – 경제 성장과 현대화 (1945~현재)
1945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대만은 국민당(國民黨) 정부의 통치를 받게 되었다. 이후 대만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타이중도 대규모 도시로 발전했다.
1960~1980년대: 제조업과 상업 중심지로 성장
1990년대 이후: 문화·예술 도시로 발전, 과학기술과 교육의 중심지
현재 타이중은 대만에서 예술, 문화, 카페 문화가 가장 발달한 도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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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타이중과 관련된 역사적인 이야기
① 타이중은 원래 대만의 수도가 될 뻔했다?
일본이 대만을 통치할 당시, 타이베이 대신 타이중을 대만의 수도로 만들 계획이 있었다.
이유: 타이중이 대만의 중앙에 위치해 행정적으로 효율적이었기 때문
일본이 도시 정비를 하면서 근대적인 도로와 건축물을 건설
하지만 1920년대 이후 행정 중심이 타이베이로 정해지면서 계획이 변경되었다.
지금도 타이중에 가면, 일본식 건축물과 근대적 도시계획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② 타이중에서 시작된 대만 민주화 운동
1970~1980년대 대만은 국민당 정부의 독재 통치 아래 있었다. 그러나 타이중에서는 민주화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많은 학생과 지식인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운동을 펼쳤다.
1979년 "메이리다오 사건(美麗島事件)" 이후, 타이중에서도 정치 집회 증가
현재 타이중에는 민주화 운동을 기리는 기념관과 박물관이 존재
이 때문에 타이중은 **"대만 민주화 운동의 중요한 거점"**으로 여겨진다.
③ 일본 문화와 대만 전통이 공존하는 곳
타이중은 일본 식민지 시절의 건축과 문화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일본식 건축물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 많고, 일본식 가옥을 개조한 카페들도 많다.
미야하라 아이스크림(宮原眼科) – 일본식 건물을 개조한 디저트 카페
타이중 공원(台中公園) – 일본이 조성한 대만 최초의 서양식 공원
이처럼 타이중은 대만 전통 문화와 일본식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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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 타이중의 역사적 매력
타이중은 단순한 대만의 대도시가 아니라, 대만의 역사적 변화를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도시다.
청나라 시대: 대만 중부의 중요한 거점으로 발전
일본 식민지 시대: 근대 도시로 변화하며 일본식 건축물과 문화가 유입됨
현대: 민주화 운동과 경제 성장을 거쳐 예술·문화 도시로 성장
이런 배경을 알고 타이중을 여행하면, 그냥 지나쳤을 거리와 건물이 새로운 시각으로 보일 것이다.
2편에서는 타이중의 대표적인 관광지, 먹거리, 그리고 타이중만의 매력을 다룰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